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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28 15:17
시력 교정 수술과 시력 만족도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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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교정 수술과 시력 만족도

전 서울의대, 삼성의료원 교수
현 서울삼성안과 김우중

일년전 두 자매가 같은날 라식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수술전 근시는 언니가 더 심했고 수술후 상대적으로 시력 회복이 동생보다 못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눈치였다. 두사람 모두 수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회복 경과도 좋았다. 그런데 수술후 진찰을 위해 내원할 때마다 측정한 시력 검사에서 항상 언니는 1.2~1.5, 동생은 1.0정도였다. 언니는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진찰실을 들어오고 동생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 저것 짜증 섞인 불만을 토로하였고 진료실 분위기가 언제나 어색하기만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수술후 상태에 전혀 차이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예는 수술후 수술 성공, 수술후 시력, 만족도 등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성공적인 라식수술, 수술후 시력 및 만족도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라식, 라섹 등의 시력 교정 수술은 엄밀히 질병을 치료하는 필수적인 수술은 아니다. 우리몸의 가장 중요한 감각 기능인 시력을 회복시킨다는 점에서는 미용수술과 또한 다른 부류이다. 시력 교정의 수술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좋은 시력을 얻는 것이지만(‘좋은 시력’이란 자체의 기준 또한 있지 않다) 시력이라는 그자체가 대단히 주관적이고 사회, 문화, 심리적 요소까지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수술후 시력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수술자는 또한 수술후 목표 시력이라는 것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단지 수술자는 근시, 난시, 원시 등의 굴절 이상 정도에 따라 수술을 시행하고 그 결과로 수술 받은 사람이 좋은 시력을 얻게 되므로 수술 명칭도 ‘시력 교정 수술’ 보다는 ‘굴절 교정 수술’이 더 정확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수술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부작용의 우려를 최소화한 안전성이며 그 다음 목표는 결국 수술후 좋은 시력을 얻는 것인데 수술후 좋은 시력과 만족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보통 정상 시력이라고 하는 범위는 시력표상의 1.0 내외이다. 1.5의 시력이 1.0의 1.5배 되는 시력이 아니다. 수술후 아무 문제 없이 시력이 회복된 사람도 측정 시간, 측정 방법, 몸의 피로도, 날씨, 감정 상태, 건조증의 정도에 따라 시력의 많은 변동을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력 검사를 할 때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가물거리며 보이는데까지 읽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그냥 선명히 보이는 정도까지만 읽고 그만둘 수도 있다. 수술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그러한 이유로 수술의 결과 판단을 할 때 시력보다는 보다 객관적인 굴절 검사 결과에 더 의존하게 된다. 수술자가 굴절 이상을 정확히 교정하고 수술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정상 시력 정도의 시력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을 할 수는 있지만 정확히 얼마의 시력이 나올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최근에 새로운 라식 수술 기법이 개발되어 수술후 2.0 이상의 시력이 보장된다는 광고가 과장되었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수술후 좋은 시력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지만 그것이 1.0일지, 2.0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일반인들이 ‘2.0은 좋은 시력이고 1.0은 보통 시력’ 이라는 잘못된 상식은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이다.
시력 교정 수술의 결과를 판정할때 단지 시력이라는 숫자 보다는 환자의 만족도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1.0 이라는 정상 시력임에도 불구하고 수술전후 시력의 미세한 질적 차이를 예민하게 느끼고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시력표상 0.8 정도의 최종 시력에도 불구하고 일상 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고 만족도 또한 아주 높은 경우도 많다.